Synopsis

제1회 퍼플 로맨스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 우리는 어차피 여분의 존재들, 그러나 우리는 만났다.

‘내’가 ‘너’를 만나 진짜 ‘나’를 찾는 이야기.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채, 저승을 떠돌던 한 남자. 그에게는 사신(死神)이 되고자 하는 꿈이 있다. 잃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찾아,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이다. 어느 날, 그에게 이승에서의 업무가 주어진다. '자살 위험자를 찾아내어, 그를 제 명(命)에 맞춰 인도하는 것'. 시작도 끝도 불분명한 그 업무에는 어두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으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그는 그의 작은 고양이 '반냥'과 함께 이승으로 출장을 떠나온다.

생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여자, 정연수. 사랑하는 남편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남겨진 아들은 자폐라는 마음의 병을 앓으며 하루하루 그녀에게서 멀어져만 간다. 이젠 이 버거운 삶을 그만 포기하고 싶은 그녀 앞에, 어느 날 작은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난 '이사영'이라는 남자. 가면을 쓴 듯 무표정한 얼굴의 남자는 자신이 옥탑방의 세입자라고 주장하는데…. 수상한 이웃 남자의 무심하지만 어쩐지 다정한 위로를 받으며, 재투성인줄만 알았던 연수의 마음속에도 어느새 하나둘,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 본문 중에서

어쩐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 연수는 옥상에 올랐다. 점점 하얀빛을 띄어가는 사과 꽃잎을 손끝으로 두드리며, 잠시 동안 달구경을 했다. 여전히 옥탑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있으면 꼭 평상에 이사영씨가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이사영씨는 여전히 옥상에 있었다.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연수의 옆얼굴을, 사영씨는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연수가 언제쯤 다시 웃게 될까. 서로 마주 보고 앉아 홍차를 마실 밤이, 또 와 줄까. 그런 것들을 궁금해 하면서.
"나, 생각보다 많이 의지하고 있었나 봐요."
평상에 앉으며, 연수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이사영씨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옆으로 비켜난다. 어깨와 어깨가, 맞닿는다. 그랬다고, 사영씨는 생각하고 싶다. 연수는 푸르스름하게 걸린 초승달을 향해 계속 말을 이어간다. 듣는 사람도 없는데, 아니, 듣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해본다. 말하고 싶다.
"보고, 싶어요."
입 밖에 내어 놓고 나니까, 괜히 눈물이 나는 말.

Serialization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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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
Naver Series04/01/2014
  • Current나는 사신의 작은 고양이 [단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