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거니, 재수가 없는 거니?”
“나? 둘 다?”
“너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보면 몰라? 구애하는 거잖아.”
사 년 동안 사랑을 잃었던 치윤과 그 시간 동안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강윤의 이야기.
홍치윤 (29)
유아용품 전문회사 홍보부 사원
아픔이 있는 개인사가 있다.
조실부모 하고 부모님 친구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지만
대학생 때 자신도 모르게 파양을 당한다.
그리고 그때 그녀의 삶의 전부였던 강윤도
한마디 말도 없이 그녀 곁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힘든 시간을 혼자 견디며 상처는
겉으로는 딱딱해졌고 안으로는 곪아 들어갔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그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나서
다시 연애하자며 자꾸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민강윤 (29)
자신을 몰래 짝사랑했다며
얼굴이 벌개져서 고백해오는
치윤을 받아들인 후 둘은 참 예쁜 사랑을 했다.
무뚝뚝하고 가끔 나쁜 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감정표현에 둔했던 강윤은 군대에서 제대하던 날
그의 인생에서 지우지 못할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안개로 인한 고속도로 10중 추돌사건으로
부모님과 동생이 타고 있던 차는 전소되어 버렸다.
결국 치과 기록으로 까맣게 타 버린 시체들 중
가족을 찾아내야만 했다.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어졌다.
거액의 보상금은 오히려 강윤의 의욕을 더 떨어트렸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모두 털어
무작정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벌써 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죽으려고 독하게
마음먹을 때마다 치윤의 얼굴이 떠올랐다.
뻔뻔하지만 아무래도 그녀를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씩 몰래 들어와 그녀를 보고 가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렇게 몰래 보고 가는 것만으로는 마음에 차지 않았다.
욕을 해도 받아들일 것이다. 이제는 치윤이 아니면 자신이 죽을 것 같았다.
그동안 제일 먼저 용서를 빌어야 했기에
강윤은 자신 나름대로 그녀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받아줄 것 같은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녀를 잃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강윤은 더더욱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나 좀 사랑해 줘. 치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