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패스워드 하나 못 알아낼 것 같아?”
어느 날 재수 없게도 그녀의 노트북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더 재수 없게도 노트북은 그놈의 손에 있었다.
회계업종에서 가장 TOP인 한라회계법인의 막내아들, 이찬.
그는 화들짝 놀라는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경쾌한 목소리를 내었다.
“으음, 이대로 그냥 돌려줄 수 있는데? 어때?”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는 절대 곱게 돌려주지 않을 것이다. 그의 표정은 악동 같은 세 오빠들과 흡사했으니까.
“조건은요?”
“와우!”
감탄사와 더불어 그가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속내를 알아차린 그녀가 기특하다는 듯, 그래서 즐겁다는 듯 말이다.
순간 그녀는 등줄기가 감전이 된 듯 부르르 떨렸다. 이내 그는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단어를 뱉었다.
“너.”
순간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본능적으로 몸이 뒤로 물러나졌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빛을 그에게 보내면 좋으련만, 그녀의 뇌리엔 점점 더 사악한 생각이 스며들었다.
‘설마……. 그럴 리가. 아니지, 아닐 거야.’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던 유정은 뜻하지 않게 앙큼한 마왕의 덫에 걸려버렸다.
Oh, My God!!! 신이시여, 진정 저를 버리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