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에 대해 그다지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었다.
사랑으로 결혼한 사람들도 그 마음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제 첫 포옹도, 첫 키스도, 첫 마음도 전부 그 사람한테 줘야 한다는 거죠. 아쉽게도 저, 이제껏 첫사랑도 못해 봤거든요.”
술김에 한 고백이었다. 그런데 그 고백을 ‘낯선 남자’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첫 키스, 나와 해보지 않겠어요?”
“그게 무슨…….”
“어쩐지 아가씨의 처음이 욕심이 나서 말이죠, ……무척이나.”
그러곤 빼앗아갔다, 그녀의 처음 중 하나를.
진하고 독한 라임 향을 남긴 채.
그리고……
“처음 뵙겠습니다. 강도진이라고 합니다.”
다시금 나타났다,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아갈 남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