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혁-까칠한 남자. 가출한 여동생을 찾으려다 엉뚱한 여자와 엮이다.
서혜주-연애 이론만 풍부한 모솔 웹툰 작가. 어설픈 연애코치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본문 중에서>
“그날은…….”
“토요일은요…….”
두 사람은 동시에 말을 꺼냈다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먼저 해요.”
그녀가 말했다.
“아니야. 당신이 먼저 말해.”
무혁은 양보하는 척 혜주에게 우선권을 넘겼다. 짧은 침묵이 흐른 뒤에 혜주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토요일 일은……서로 잊었으면 좋겠어요.”
“…….”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제가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실수를 한 것 같아요.”
겨우 마음을 놓으려던 무혁을 충격에 빠트려 놓고 혜주는 잘게 썬 야채를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쓸어 담았다.
“미안해요.”
무혁은 할 말이 없었다. 어쩐지 이럴 것 같더라니. 문을 열어준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었다. 반박을 안 한다고 안심하는 게 아니었다.
마음 같아선 누구 맘대로 잊느냐고 묻고 싶지만 깔끔하게 선을 긋는 여자에게 책임지라고 덤벼들 수는 없었다.
“아니, 내가 미안하지.”
“최무혁 씨가 왜요. 제가 우겼는데요.”
차라리 문을 열지 말지. 밥이 모자란다고 하지. 이 여자는 감당할 수가 없다. 밥을 먹자며 있었던 일을 없던 일로 하잖다.
“잠깐 나 급한 일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
무혁은 막 프라이팬에 밥을 넣으려던 혜주에게 말했다.
“아, 그래요?”
급히 밥을 내려놓고 가스 불을 끄는 얼굴이 왠지 안심한 듯 보였다. 이 여잔 대체 날 뭐로 보는 걸까 궁금했다.
이제껏 만났던 그 어느 여자와도 다른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