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그녀는 한 남자만을 위한 식탁을 차릴 수 있을까? 3년간 미국에서 일하다 돌아온 석호는 출국 전 마지막 맞선 상대였던 은아를 찾아 나선다. 어렸을 때부터 한 가족같이 지냈던 그녀가 돌연 가족들을 등지고 잠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만난 은아는 더 이상 그가 알던 유복한 집안의 귀한 딸이 아니었다. 부하 직원을 성희롱했다는 누명을 쓴 채 하루하루를 악몽처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석호는 은아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전담 요리사로 일하게 하는데……. ▶잠깐 맛보기 “뭐라고? 은아 네가 뭘 했다고?” “내가 강북점 아르바이트하는 남학생을 성희롱했어. 그게 다야. 되었지? 돌아가 줘, 두 사람 모두.” 그녀의 말투는 감정 하나 묻어 있지 않은 얼어붙은 한강이었다. “정은아!” “언니…….” “나 살인은 저지른 거 아니지만, 죄인은 맞아. 그래서 남이 볼까 이러고 사는 거야. 이러면서 살 거니까. 가 줘, 제발…….” 석호는 믿을 수가 없었다. 3년 전까지 연애는커녕 남자 손목 한번 못 잡아 본 여자란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석호로선 절대로 수긍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리고 저 눈빛은 은아 자신이 인정하는 죄인의 눈빛이 아니었다. 분명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눈빛이었다. “네가 이러고 산다고? 인정할 수 없어. 은수 넌 여기 다 불살라 버리든지 해서 처리해. 저 상복 같은 옷들은 꼭 불태워 버리고. 은아는 내가 데려간다.” “오빠!” 석호의 단호한 말에 은아는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석호의 발과 손이 더 빨랐다. 세차게 타오르는 불꽃이었고 성난 황소의 달음질이었다. 석호는 은아의 손목을 잡아 그대로 눈을 마주했다. “너, 나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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