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불륜녀가 데려온 아이, 어린 계집아이는 점점 자라 여자가 되었다.
그 아이가 그의 분노를 자극한다.
그 아이가 그의 욕망을 부추긴다.
작은 계집아이에게 탐욕을 느끼고 욕망을 느낀 자신이 수치스럽다.
하지만…….
날 먼저 이 구렁텅이로 끌어들인 건 너.
날 쉽게 생각한 사람 역시 너.
그러니 끝만큼은 내가 결정할 것이다.
태주의 검은 눈빛에 욕망 어린 광기가 번뜩거렸다.
“증거를 대봐. 네가 박 회장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여자라는 증거를 내게 가져와. 그럼, 네 뜻대로 살게 해주지.”
증거를 주면 그녀를 놓아주겠다던 남자에게,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딱 하나였다.
재희는 새빨간 립스틱의 뚜껑을 열었다. 여성스러운 입술 위로 빨갛게 칠해지는 붉은 립스틱이 오늘 밤을 상징한다. 오늘 밤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면, 기꺼이 응해 줄 생각이다.
그녀는 이 위험한 선택에 자신의 전부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