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신, 그는 나쁜 남자였다.
그러나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정열적인 꽃 재서와의 만남과 이별을 거쳐
그 안에 사랑으로 담았다.
<본문 중에서>
“이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쿨하자고. 남녀가 만났다가 헤어지는데 모두 너 같이 찾아와서 따지고 든다면 어느 남자가 연애하고 싶겠어, 안 그래? 그러니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라고.”
그가 얄미웠다. 잘생긴 얼굴도, 조롱하는 저 입도. 참을 수 없었던 재서의 손이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 그러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네요, 똥 밟았네요. 내가.”
재서는 이 공간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가 보이지 않는 곳이면 될 것 같은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재서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다리에 힘을 주어 현관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잡았을 때였다.
“그동안 고마웠다.”
어느새 뒤따라온 그의 깐죽대는 목소리에 재서는 문고리를 잡은 채 휙 뒤돌아섰다.
“나쁜 새끼!”
잇새로 낮게 내뱉으며 재서는 그의 뺨을 후려쳤다. 찰싹. 방 안으로 퍼져 나간 소리와 함께 재서는 미련 없다는 듯 뒤돌아서 나와 버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구색을 맞추듯 어느새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재서는 어두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혀 비에 흠뻑 젖어들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