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났다. 이유도 말해 주지 않은 채. 그리고 5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 그녀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
아무리 지독히도 아픈 현실이 장벽을 만들어 가로막을지라도.
-본문 중-
“매일 생각했었어.”
“…….”
“너에겐 왜 그렇게 이별이 쉬웠을까.”
그녀는 스치는 바람처럼 너무도 쉽게 그를 떠나버렸었다.
“난 이렇게 죽을 힘을 다해 견뎌야 할 만큼, 버겁기만 했던 이별인데.”
그의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서부터 찬찬히 훑듯이 내려왔다. 마치 그녀의 전부를 기억하겠다는 듯이.
“그런데 알았어.”
“…….”
“나보다 네가 더 힘들었겠구나. 네가 더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구나.”
“규원아.”
그의 입술이 그녀의 아담한 어깨에 닿았다가 떨어지며, 하얀 이로 살짝 베어 물었다.
“하…….”
“난 그래도 널 원망하며 버틸 수 있었겠지만.”
“…….”
“넌 죄인처럼 속으로 삼키기만 해야 했을 테니까.”
그의 입술이 그녀의 배꼽 위를 배회한다.
“그런 생각도 했었어.”
“…….”
“혹시 네가 길을 잃은 건 아닐까? 잠시 길을 잃어, 날 떠난 게 아닐까.”
오늘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은 말을 그는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그녀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망가질 수가 없었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 수가 없었어. 다시 네가 내게 돌아왔을 때 형편없는 난 곤란하니까.”
“규원아…….”
“그러니까. 너도 포기하지 마. 다시 깨어났을 때, 내게 얼마나 미안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