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딸을 재벌가 며느리 삼기가 인생 목표인 엄마 밑에서 교양과 매너를 갈고닦아 온, 말 잘 듣던 착한 딸 김단우. 참다못한 어느 날 그녀는 인생 중 최초이자 최대의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싹둑 잘라 주세요.”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눈을 감고, 거울 속의 긴 생머리 여자를 암흑 속으로 지웠다. 저 여자만 아니면 돼. 안녕. 너와는 끝이야. 그렇게 긴 머리카락을 잘라 내며 지긋지긋한 요조숙녀 이미지도 함께 끊어 냈다. 그것이, 끝이자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만난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헤어 디자이너 라민과 한강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침대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었는데……. ▶잠깐 맛보기 “술로도, 헤어로도 기분 전환 안 되면, 다른 걸 해 봐요. 좋은 방법 아는데.” “그게 뭔데?” 질문하면서도 답이 뻔할 거란 직감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섹스.” “아, 지겨워.” 절로 타박이 나온다. 그런 진부한 대답은 사양이야. 좀 더 참신하고 획기적인 대답은 없어? “나와의 섹스는, 지겹지 않을걸요. 실망하지도 않을 테고. 어때? 시험해 보지 않을래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뭔가 기대에 부푼 모양이다. 단단히 착각하는 건데. 손에 든, 차갑게 식어 있던 술잔이 땀을 흘렸다. “흐음. 시험할 마음은 안 드시나?” “에휴…….” 다리가 무거워……. 그냥 쓰러져 자고 싶어. 그렇지만 피부 관리 어쩌고 하면서, 엄만 날 붙들고 놓지 않겠지.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 머리 아프죠? 얼굴에 다 쓰여 있어.” 응응, 그래. 죄다 쓸데없는 생각뿐이야. 가발을 챙기며 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할까요? 아무 생각 안 나게 해 줄게.” “거래?” 취기가 올라 게슴츠레한 눈을 최대한 치켜떴다. 노려볼 생각이었는데 눈꺼풀이 마음대로 따라 주지 않아서, 괜히 촉촉함만 더한 것 같다. 단우를 응시하던 라민이 넋을 놓는다. 끌리듯, 그의 상체가 단우 쪽으로 기울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위태로운 조건을 속삭인다. 맹렬한 열망을 담아. “대신, 당신을 맛보게 해 줘.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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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03/02/2018
  • Current단발의 라푼젤[클린버전] [단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