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연애도, 쿨한 이별도 없다.
***
“룰을 제시해 봐요.”
“뭐라고요?”
“내가 어떻게 해야…….”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결 좋은 머리카락을 한 줌 가져갔다. 코끝에 감도는 샴푸 향을 크게 들이마신 그는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당신과 특별한 관계가 될 수 있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발언에 채현은 농담으로 치부하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눈이, 마주쳤다.
채현은 마비라도 온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짙고 강렬한 시선이 온몸을 꿰뚫고 지나가는 것 같은 기분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서기준 팀장님은 제 취향이 아니시네요. 죄송합니다. 먼저 들어가 볼게요.”
그를 지나치려던 그녀는 재빨리 앞을 막아선 그에 의해 다시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닐 텐데요.”
“네?”
“김채현 씨 취향, 내가 맞을 텐데.”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몰라도 그는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