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다가오지 말아요!”
힘주어 말했지만, 뜨거운 온천수의 파동이 오히려 그녀의 떨리는 심장을 대변할 뿐이었다.
“더 다가오면 소리치겠어요!”
그의 젖은 머리가 아름다운 이마를 쓸었다. 살랑거리는 미풍에 아직 젖지 않은 머리카락 몇 올이 흩날렸다.
“소리쳐 봐, 할 수 있다면.”
일자의 굳건한 그의 입가가 말려 올라갔다.
“당신 비열해요.”
“비열하다는 여자의 반응 치고는 너무 뜨거운 거 아닌가?”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이미 이리저리 촉수를 곤두세운 하등동물처럼 맹목적으로 그의 손길을 좇고 있었다.
“네가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네 건방진 망상일 뿐이야.”
“날……날 내버려둬요.”
어느덧 그녀는 애원하고 있었다. 그가 놓아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의지로는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인정하듯.
“네가 빨리 현실을 직시하는 게, 우리 두 사람에게도, 네…… 명목뿐인 약혼자에게도 고통을 덜어주는 거란 걸 명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