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꽃향기에 이끌린 그날, 마음을 주고 싶은 여인을 만났다.
짙은 혈향이 나는 비가 내리던 그날, 기대고 싶은 사내를 만났다.
* * *
하백이 손가락으로 유현의 가슴에 있는 흉터들을 슬슬 긁듯이 만지다 흉터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탄탄한 가슴에 낙인을 찍듯 반복해서 붉은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
“제가 무슨 선택을 하든 받아주신다 하셨지요.”
“그러했지.”
“그리하면… 저 역시 나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사옵니다. 부디…….”
유현이 입술을 떼고 하백의 얼굴을 보았다. 하백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눈물은 자국만 남고 마른 뒤였다. 유현의 혀가 눈물자국을 닦아내듯 핥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