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둘.
연애의 적령기의 끝물 지점과 결혼적령기의 절정 지점이 교차점을 그리는 ‘골든타임’.
몇 번의 이별도, 거절도 경험해 봤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이 만나고 싶은 이상형이 차츰 정리되기 시작한다.
‘나는 말이지…….’
내게 어울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대해 십 분 이상 설명할 수 있다.
‘그거야 네 생각이지.’
대충 12년쯤 알아온 남자 사람 친구의 입에서 튀어나온 건 대답이 아니라 비웃음이다. 왜 비웃는지 이유를 말하는 대신 피식피식 웃는 동기 녀석의 괘씸한 얼굴이 자꾸 눈에 밟힌다.
이성적인 끌림이 아니라 묘한 동지애에서 비롯된 끌림이다.
남자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속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인지도 모른다.
‘술 한 잔 할래?’
적지 않은 나이에 대한 부담감과 여전히 싱글이라는 사실에 대한 초조함까지 더해진 서른두 살 싱글에게 술친구만큼 반가운 친구가 또 있을까.
더욱이 상대는 서른두 살의 싱글남. 궁금함을 풀어놓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술친구이다.
‘어제 만난 그 남자는 어땠어?’
‘맥주 두 잔 마시더니 덥석 손부터 잡는 이상한 놈이었어.’
‘네가 좋아하는 직진남이네.’
‘미친! 너야말로 주말에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하고는 어떻게 됐어?’
‘소개팅이 잘될 확률은 원천징수 세율만큼 희박하다고 했잖아.’
‘몇 프로인데?’
‘3.3%’
‘끔찍하다, 정말.’
두런두런 시작된 두 싱글의 대화가 깊어지는 사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깊어진다.
잘 아는 사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두 사람은 수시로 고개를 젓는다.
‘그럴 리 없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대해온 한 사람에 대한 기다림이 혼잣말만큼이나 흔들린다.
‘내가 만나야 할 그 사람이 너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