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못 해. 그만하기 싫어.”
“후…….”
예고도 없이 7년 만에 현우의 앞에 나타난 지수는 그녀의 모든 것을 쥐고 송두리째 흔들고 있었다.
중심을 잡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폭풍에 언제라도 휩쓸려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지수야.”
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지수의 이름을 불렀다.
지수의 마음을 여기서 멈출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 할까.
악몽에서 벗어나지는 못해도, 폭풍에 휩쓸려 가지는 말아야지.
“현우가 내 이름을 불러주니까 너무 좋다.”
“그냥 누나, 동생으로 지내자. 응?”
현우의 음성은 부탁을 넘어서 애원에 가까웠다. 지수의 반응을 예상하면서도 현우는 최선을 다했다.
지수를 끊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
“넌 그러고 싶으면 해. 하지만 난 그러고 싶은 마음 절대로 없으니까.”
역시, 지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더 견고해졌다.
“현우, 넌 OK만 하면 돼. 그럼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안 된다는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몰라.”
“이지수!”
“내가 아는 건 현우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뿐. 그 이상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