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결핍 속에서 살아온 한규영에게 이익선은 벼락과도 같은 행운이었다.
“늘 도망치고 싶어 했잖아. 그 기회, 내가 줄게.”
한규영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선사하는 이익선에게 점차 의지하게 된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불가항력적으로.
“뭐가 최선일지 생각하면 쉬운 일인데 왜 자꾸 애를 태워. 네가 가진 유일한 패가 나라는 사실을 몰라서 이래?”
“……이익선.”
“사람 호의 이용해서 영리하게 실속 챙기는 거, 네가 제일 잘하는 일이잖아.”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이익선은 한규영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있었고.
“왜, 그거 다 갚으면 도망이라도 치게?”
이익선은 그제야 한규영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
“네가 선택한 거야, 규영아.”
그리고 그의 눈이 말한다. 너 역시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