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벳.”
신이 되어버린 남자, 윈터.
절실하게 원하였으나 결코 갖지 못했던 '그' 감정과 느낌을 소녀에게서 발견하였다.
오로지 파괴와 살인밖에 모르는 그에게
너무나 기적같은 구원이기에
감히 욕심내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갖고 싶다.
그 ‘사랑’을.
흑과 백에서 벗어난 세상은 따듯했다.
수천 가지의 색과 수만 가지의 채도로 이루어진 세상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고하고 있었다.
살아 있어. 넌 살아 있어.
그리고 그 속에서
소녀는 기적처럼 아름다워 눈이 부셨다.
◇ ◆ ◇
“그 사람한테만큼은, 내가 제일이었으면 좋겠어.”
화사하고 청초한 소녀, 리즈벳.
살아남기 위해, 공포를 견디기 위해
신이 되어버린 남자에게 손을 뻗었다.
차디찬 그에게 닿은 손이
슬프고 아련하였다.
처절하게 외로운 그가 안쓰러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중에 나는 누군가와 사랑을 하게 될까?
그저 눈앞이 너무 캄캄해서,
발밑이 단단하게 느껴졌던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누군가가 제 닻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언젠가부터 잊어버리고 있던 감정.
그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