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도드라진 저 커다란 손은 차가울까, 따뜻할까.
만약 내가 갑자기 손을 잡는다면 넌 어떤 얼굴을 할까.
“우리 둘 다 처음 만났을 때랑 옷 똑같이 입고 있는 거 알아? 네가 내 옷 훑어보면서 비웃었잖아.”
옷을 훑어보며 비웃었다는 대목에서 하진의 눈동자가 어울리지 않게 움찔했다.
“뭘, 너는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기억을 해?”
“그때 너 정말 재수 없었는데.”
“뭐?”
“그런데 참 신기해. 절대 좋아할 일 없을 거라고 확신했던 녀석을 좋아하게 됐다는 게.”
하진의 발이 평평하게 쌓인 눈을 일정한 속도로 밟다가 그 순간 우뚝 멈췄다.
“…날 좋아할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했잖아.”
“뭐?”
“네가 날 좋아하게 되면 그건 변태일 거라며? 나 같은 놈 말고 친절하고 잘해 주는 놈이 좋다며.”
“너는 뭘…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기억을 해?”
이 순간이 하진의 기억 속에 아주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살며시 피어났다. 그녀에게는 분명 그럴 테니까.
“어떻게 널 안 좋아할 수 있겠어? 네가 언제나 나를 기다려 주고 지켜 줬는데.”
일러스트: Kyr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