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현대물, 판타지물, 학원물, 친구>연인, 재회, 다정공, 해맑공, 대형견공, 집착공, 질투공, 사랑꾼공, 순정공, 짝사랑공, 예민수, 미인수, 단정수, 무심수, 상처수, 후회수, 까칠수, 순정수, 짝사랑수, 회귀물, 삽질물, 일상물, 애절물, 3인칭시점, 수시점
사귄 지 정확히 7년,
교통사고로 연인 태하를 잃은 해온은
넋을 잃고 방황하다 졸업 날 고백을 들었던
고등학교 교정의 은행나무 아래로 향한다.
타임캡슐을 묻어 두고 7년 뒤 찾아오면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전설이 있는 장소.
해온은 그곳에서 태하의 편지를 발견하고,
한겨울의 추위보다 더 차가운
연인의 빈자리를 절실하게 느낀다.
한데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어찌된 일인지 날짜는 10년 전 5월,
바로 태하가 전학 온 첫날이었다.
그에 해온은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서
태하를 보자마자 눈물을 떨구고 마는데…….
“지금까지 계속 궁금했던 게 있는데 대답해 줄 거야?”
“대답해 줄게. 뭘 물어보려고?”
“그때 왜 울었어?”
무겁게 닫혀 있던 입술이 옅은 숨을 들이마시며 목소리를 꺼냈다.
“닮아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잠깐 맛보기
순순히 뺨에 얼음주머니를 가져간 태하는 찌릿한 아픔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것도 잠시 아프지도 않은지 말을 계속해서 이었다.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렇게 묻는 말에 대답을 그렇게 잘해 주냐. 내 말은 열 번 씹고 한 번 대답해 주면서.”
“과장하지 마.”
“과장 아니야. 너 진짜 나한테 그래.”
직접 헤아려 보기라도 한 듯 진지한 표정에 해온은 뻐근하게 아파 오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꾹 눌렀다. 왜 이렇게 자신에게 가까워지지 못해 안달일까. 이쪽은 안간힘을 쓰며 멀어지려 애를 쓰고 있는데.
“진짜 배신감 들었던 거 알아? 엄청 친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서 그거 보다가 공 오는 거 놓쳤잖아.”
“뭐?”
관자놀이에서 손을 떼어 낸 해온이 사나운 눈초리로 태하를 노려봤다. 그 눈빛에 겁을 먹었는지 태하는 슬쩍 시선을 피하며 괜히 얼음주머니를 뺨에 문질렀다.
“아니,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한눈판 건 맞는데.”
“너 왜 이렇게 나한테 집착해?”
“응?”
꾹꾹 눌러 왔던 감정이 틈을 비집고 삐져나왔다. 어찌 되었든 저 때문에 다쳤다는 말 같아서. 아니, 저 때문에 다친 거나 다름없었다. 자신에게는 주지 않는 관심을 다른 이에게는 쉽게 주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 거다.
예나 지금이나 바뀌는 것 하나 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서 초조하고 불안해졌다. 이미 정해진 태하의 마지막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서워졌다. 이번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