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1307년, 영국의 한 시골마을에 때 아닌 총성이 들려왔다.“빨리 가!”“안 돼요. 갈 수 없어요.”남편 다니엘의 손을 꼭 붙잡은 에일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그 마음과 달리 다니엘은 그녀를 밀어내기에 바빴다.어찌 보면 집 안에서 그녀를 내쫓는 것도 같았다.쾅쾅!<문 열어!>더 이상 시간이 없다.딸깍.기어코 다니엘의 손에 쥐어져 있던 권총이 장전되었다.“여, 여보…….”그가 총을 겨누었다.“지금 저 문이 열리면 우리 모두 죽게 되오.”“난 상관 없어요!”“그럼, 이 아이는 어떻게 하지?”흔들리는 다니엘의 눈빛에 에일린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자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 아직 그 형체는 온전히 알 수 없었지만, 지금 그녀의 뱃속엔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난 그대를 죽게 할 수 없소. 그리고 이 아이 역시. ”“…….”“나도 꼭 살아서 돌아가겠소.”“…….”“나의 천사, 당신을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