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빛의 여인을 아로새긴 한 남자의 봄볕 연서(戀書)날개 없이 시계탑에서 추락하고 있는 이는 틀림없이 그대였다.내 눈이 멀도록 영롱히 반짝이던 그대가이 행성에서 왕으로까지 군림해 가며10년간 한결같이 찾아 헤맨 그대가어찌하여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지 애가 타지만이제 내가 그대에게 생기(生氣)를 불어넣으리라.허공에서 안아든 그대를 결단코 놓치지 않으리라.찬란한 천인(天人)의 품에 스며든 한 여인의 에메랄드빛 연가(戀歌)금빛 머릿결과 새하얀 얼굴…… 아름답도록 신비로운 당신.끝내 스러지는 꽃잎처럼 시계탑에서 투신해야 했지만당신의 경이로운 손길이 저를 죽음에서 건지네요.물론 이 땅을 통치하는 왕이라기에 당신이 조금은 생경하고아기 별이라는 뜻 모를 당신의 언어가 지금은 생소하지만따사로이 떠오르는 진실 한 가지만큼은 부정할 수 없네요.바로, 당신 곁에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영혼의 평안함, 그것 말이에요.마치 책상 서랍 속에 애틋이 간직한 듯한 그와 그녀의 사랑.36.5℃의 행성에서 꽃피운 그들만의 전설 같은 동화가드디어 봉인을 풀고 꿈결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