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곤란한 상황인데, 아무렇지도 않나?”“관심…… 없어요. 다만 아버지가 힘들다는데 좋아할 딸은 세상에 없겠죠. 그래서 나보고 몸이라도 팔라는 소리인가요?”“못하겠나?”“네. 아버지 회사도 중요하지만 난, 나도 중요해요. 못됐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아버지를 위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고 칭송받을 만한 인품이 아니거든요.”재미있다. 순순히 자신을 바치는 여자 따위는 따분하다. 약해빠져서 감정에 허우적거리는 여자는 더더욱. 그런 면에서 유미는 합격점을 받았다. “부모보다 자신이 더 소중한 이유미 씨. 모른다는 말로 무시해 버리기에는 태광물산 상황이 많이 위급한데, 어쩌지? 날 따라서 모험 한 번 해보지 않을래?”회사는 아버지에게 있어 전부였다. 감정조차 담지 않았던 그녀의 맑은 동공이 흔들렸다. 모험, 그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태광물산 입점을 허락해주고, 날 자유롭게 놔둔다는 조건이라면…… 좋아요.”황당한 얘기였다. 자유롭게 놔두기 위해 결혼을 하는 미친놈은 없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것도 군침이 돌긴 했다. 흔드는 재미도 무시하지 못할 테니까.“좋아. 그럼 날 따라오는 것으로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