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폭풍이 일던, 피의 제사가 있던 밤붉은 목걸이와 낡은 신발 한 짝으로 계약은 완료되었다.지독한 사랑의 열병, 끊임없이 찾아오는 독을 품은 서늘한 사랑.가질 수 없다면 철저히 파괴하고 싶은 사랑이었다.어릴적 혹독한 노예생활을 하던 소년에게 도움을 준 소녀, 오르바.잔인한 세상에서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소녀를 아내로 맞이하기로 맹세한 소년 얀.세월이 흘러 얀은 복수를 위해, 오르바는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요단을 건너면서 운명적으로 만나는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나한테 왜 이래요?”“너랑 하고 싶어서.”얀의 입술이 오르바의 귓가로 내려왔다. 귓불을 간질이는 그의 뜨거운 입김에 오르바는 어깨를 들어 올려 귀를 막았지만 얀의 입술이 더 빨랐다.“너랑…자고 싶어.”뜸을 들이는 은밀한 속삭임이 귓바퀴를 타고 서서히 흘러들면서 심장에 머물다가 살갗을 간질였다.“왜? 날…사랑해요?”“아니.”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말에 맥이 탁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