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언제나 짓궂다.그것은 너와 나를, 인간과 도깨비를, 이별과 재회를,우리의 모든 것을 장난처럼 어지럽혔다.- 스치듯 흘려보냈다.아무것도 담지 않고아무것도 느끼지 않던 내가너를 잡을 수는 없었으니까. 몇 번이나 그렇게 놓쳐 버린 너를몇 번이나 등 뒤로 흘려보낸 너를몇 번이고 다시 내게 되돌린 세상. “어쩌다 한 번 생각났다고 했지.나는 어쩌다 한 번 너를 잊었다.” 인간 세상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도깨비.질서를 수호하고 부자연을 징벌하는 사우차, 강요한.나를 정의하는 말들이 힘을 잃고 부서진다. 나의 사방을 막고, 나의 모든 것을 흐려 놓고이제는 나를 지키겠다는 인간 따위가나는 기가 막히고, 그리고 또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