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이해인에게 삼촌의 친구 구민재는 언제나 가장 가까운 어른이자 가장 편한 사람이었다.
서울에서 지낼 곳이 없던 그녀에게 자신의 집 한편을 내어 주고, 가족처럼 챙겨 주던 다정한 남자.
해인은 그런 따뜻함을 사랑이라 믿게 되었고, 용기를 내 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단호한 거절이었다.
"착각하지 마. 난 그런 마음 없어."
그날 이후 민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철저하게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해인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마저 잃어 간다.
그러나 민재 역시 냉정해서 밀어낸 것이 아니었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감추기로 결심했을 뿐. 서로를 향한 마음과 현실 사이에서 엇갈리는 두 사람.
가장 가까웠기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인연은 과연 다시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