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에 한 번, 하늘에서 물건이 쏟아진다.
우산, 열쇠, 짝 잃은 양말, 쓰임새를 알 수 없는 기계. 사람들은 그날을 낙하일이라 부른다. 새것이 떨어지는 날이자, 가장 오래된 것이 땅 밑으로 묻히는 날.
이 나라에서는 약속하면 손목에 붉은 끈이 맺힌다. 약속을 지키면 풀리고, 먼저 놓아 버린 쪽 손목에는 검은 고리가 남는다. 검은 고리를 단 사람은 다음 낙하일 밤, 땅이 데려간다.
카야는 무허가 회수꾼이다. 떨어진 것을 주워 팔고, 물건이든 사람이든 단추 몇 개로 값을 매긴다. 끈 없이 누굴 믿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니까.
어느 낙하일 밤, 관리국 국장이 거절할 수 없는 거래를 내민다. 탈영한 기사를 잡아 오면 사면과 등록증을 주겠다는 것. 손목에 검은 고리를 단 그 기사 에드릭은 뜻밖에도 순순히 따라나선다. 다음 낙하일 전에 꼭 가야 할 곳이 있다면서. 그의 짐 속에는 이름 한 글자가 새겨진 낡은 초롱이 들어 있다.
인도 장소가 빈칸으로 남은 계약서 한 장. 열 걸음 남짓한 끈으로 묶인 두 사람은 열쇠의 강과 양말 산을 건너, 이름이 묻힌 도서관을 지나 이 세계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간다.
관리국 장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찾는 이: 없음.'
정말 아무도 찾지 않았을까.
모든 것에 값을 매기던 회수꾼과, 기다리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기사.
끈이 끊어진 뒤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붙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