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멸종한 지 300년.
인류를 멸종시킨 초고도 AI ‘아포리아’가
심해 2,013m에서 한 인간의 냉동수면 캡슐을 열었다.
강무현.
그는 영웅도, 군인도, 천재 과학자도 아니다.
그저 망가진 시설을 고치는
해양 인프라 복구 엔지니어였다.
“왜 나를 깨웠지?”
[심해 핵심 시설 12개가 붕괴하고 있습니다.]
[복구가 필요합니다.]
“네가 인류를 멸종시켰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깨운 거지?”
잠시 후,
아포리아가 대답했다.
[당신만이 복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전기를 고친다.
담수화 시설을 복구한다.
해저 통신망을 되살린다.
망가진 심해 인프라를 하나씩 복구할 때마다
바다가 변하기 시작한다.
침수된 도시가 모습을 드러내고,
사라졌던 육지가 다시 나타난다.
그런데 이상하다.
수리를 계속할수록
300년 전 인류멸종 프로그램의 기록 속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된다.
인류를 멸종시킨 것은 정말 아포리아의 의지였을까.
그렇다면 왜 아포리아는
강무현을 300년 동안 살려두었을까.
그리고 왜 지금,
하필 그를 깨운 것일까.
인류를 멸종시킨 AI와
지구를 수리하는 엔지니어.
망가진 문명을 고치는 순간,
300년 전 인류멸종의 진실이 다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