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페인 공작가의 후계자이자, 우성 알파로 태어난 세레인.
「알파로 태어났으면 제 짝인 연약한 오메가를 지켜줘야 한다.」
「오메가로 태어났으면 작고 사랑스러워야 한다.」
세레인 또한 당연히 그렇듯, 세상에 통상적으로 알려진 저 말들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살아온 흔한 알파 중 한 명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운명처럼 바라 마지않던 자신의 짝을 만나게 된다.
그 아이는 말 그대로, 천사 그 자체였다.
“슈슈, 어른이 되면 나랑 결혼할 거지?”
“으으음. 글쎄?”
“흥. 내가 아니면 누구랑 결혼하려고? 넌 날 좋아하잖아!”
비록 어른들이 정해준 짝이었지만, 세레인에게 슈슈는 세상 전부였다.
작고, 사랑스럽고, 자신만을 바라보던 나만의 오메가.
나의 슈슈.
“응? 나랑 결혼할 거지? 나만의 오메가가 될 거지?”
그렇기에 세레인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슈슈와 결혼해서 평생 이 아이를 지키고,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사랑해, 슈슈!”
“나도, 세레인. 네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분명 그랬는데…….
* * *
칠 년 동안 학업을 위해 떠났던 슈슈가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날.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세레인은 가슴이 벅차오른 채 항구로 달려 나갔다.
얼마나 더 귀여워졌을까?
세레인은 한 품에 쏙 들어오던 작은 오메가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원래도 작고 사랑스럽던 아이니, 지금은 더욱 귀여워졌으리라.
그러나 그 행복한 상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부서졌다.
“슈슈, 아니, 설마…… 하슈엘리안 벨르세온?”
내 사랑스러운 귀염둥이 슈슈가……!
세레인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거대한 체격,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 단단하게 다져진 몸.
그토록 사랑스럽던 소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겉모습만 봐서는 오메가라고 믿기 힘든 건장한 청년이 세레인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세레인.”
다시 만난 슈슈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