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 그렇게 몸 팔고 싶으면 황제한테나 대주지. 왜 저딴 쓰레기한테 몸을 내줘?”
다섯 해 동안 황태자의 매를 대신 맞았다. 그리고 황제가 된 그에게 버려졌다.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다. 에르딘 라벤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더 이상 황제와 자신은 아무 상관없을 거라고.
그런데 삼 년 만에 다시 만난 황제는, 그를 자신의 침실로 끌고 간다.
"폐하, 저를 왜 그리 미워하셨나요."
카르시안 에스테른
: 고귀한 핏줄을 타고난 에스테른 제국의 황태자. 금발에 푸른 눈, 예민한 인상의 미남. 냉혹하고 오만한 성격으로, 아버지인 황제 막시밀리안을 자극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고를 쳐댄다.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이 남자에게도 거슬리는 것이 하나 있다. 아무리 매를 맞아도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는, 저 휘핑보이의 꼿꼿한 눈빛. 그 눈빛을 기어코 꺾어놓고 싶었다. 그리고 잊고 지냈던 그 얼굴을 연회에서 다시 마주친 것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에르딘 라벤
: 검은 머리에 연두색 눈동자를 가진, 몰락한 귀족 가문의 장남.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은화 몇 닢에 팔리듯 황태자의 매를 대신 맞는 자리에 들어섰다. 카르시안이 황제가 된 이후 제국 근위대에 몸담았지만, 끈 떨어진 휘핑보이 출신에게 황궁은 여전히 차갑고 험했다. 반반한 얼굴은 방패가 아니라 표적이 되었다. 그저 조용히 살아가며 가족을 돌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필 그 잔인하고 오만한 황제의 눈에 다시 들기 전까지는.
디트리히 에렌베르크
: 제국 최고의 명문 에렌베르크 후작가의 차남. 부드러운 갈색 머리에 헤이즐 눈동자를 가진, 호쾌한 인상의 남자. 원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었으나, 굳이 황실 근위대에 눌러앉은 별종이다. 곧고, 강하면서 다정한 그는 에르딘이 황궁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은 상대였다. 그러나 황제가 그 온기를 알아차린 순간부터, 이 우정은 그에게 위험한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다수와의 관계, 폭력, 자해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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