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 거지 주제에"
잡종. 거지. 서진훈(徐進勳)을 수식하는 단어들이었다.
아비가 서역의 잡상인이라는 이유로.
천애고아라는 이유로.
길바닥을 나뒹굴며, 남에게 빌어먹고 사는 거지라는 이유로.
그저 태어났을 뿐인 어린아이에게, 장대비와 같이 매섭게 쏟아졌던 증오의 세월이 15년.
그 위로 우산을 씌워준 것은, 어떤 독두(禿頭)의 파계승이었다.
"시주께서는 소승의 제자로 들어올 생각이 없으신지요."
"들어가면 뭐, 고기라도 줍니까?"
"양껏 드시게 해드리지요."
"미친 중 아니야."
"그래서 파계하지 아니했습니까."
그리고 3년.
구름이 물러나고 장마가 끝이 나듯, 이유 없는 경멸의 연속도 종지부를 찍는가 했다.
그러나.
"저게 뭐요...?"
"부처? 그런데 목이..."
그 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잘린 목을 안고 있는 거대한 부처였다.
"나는 자비로써 너희를 끝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