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나랑 결혼할래요?”
정략결혼을 강요당해 괴로워하는 오빠의 모습에, 취기를 빌려 꺼낸 말이었다.
오빠의 죽마고우, 무성욕자, AI라고 불리는 안전한 오빠, 최서원에게.
자신도 그렇게 결혼해서 영영 인형처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충동적으로 한 말.
“왜 하필 나야? 남자는 많을 텐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해 보여서.”
주정뱅이의 농담으로 치부하고 웃어넘길 해프닝이었다.
[귀하께서 신청하신 가족 관계 등록 신고가 완료되었습니다.]
단순 피싱인 줄 알았던 문자가 진짜였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
“오늘 연락받았을 텐데.”
“무슨 연락이요?”
“혼인 신고 결과.”
“네? 무슨 신고요?”
반평생 가까이 안 오빠의 친구는 여태 본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왜, 여기 계세요?”
“오늘부터는 계속 귀가할 거야.”
그 말이 왜 너와 오늘부터 침실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로 들릴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오빠는,
알고 보니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오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