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 12월 31일, 나는 데이터센터 서버실 바닥에서 죽었다.
마흔한 살. 태성전자 만년 차장.
22년을 성실하게 살고, 성실하게 소모되고, 성실하게 죽었다.
눈을 뜨니 2016년 3월 9일 오후 1시 4분.
알테고가 이세담과 첫 수를 두던, 그 시각.
스무 살 몸. 통장 87만원.
그리고 시야 오른쪽 아래에—
[AION]
Δ 0.03 | MEM 100%
적합도: F
내가 죽었을 때에도 없었던 세계 최초의 AGI가, 세상에서 나한테만 붙어 있었다.
문제는, 이 새끼가 답을 안 알려준다는 거다.
「성공 확률 82.3%」
「실패 확률 17.7%」
종목도, 로또도, 정답도 없다. 오직 확률.
그리고 만나자마자 나한테 F를 줬다.
첫 투자에서 387만원을 전부 잃었다.
미래를 알아도, 스무 살은 신용거래가 안 된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돈으로 크지 않기로 했다.
사람으로 크기로 했다.
나는 F급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래서 명단을 뒤졌다.
버려질 사람들의 명단을.
2038년까지, 22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