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차가운 감방 안.
재희는 무너져 내렸다.
“전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외쳐 보지만 들어주는 이는 없었다.
절망이 가족을 무너뜨리고, 친구를 망가뜨리며 몰려와
기어이 재희를 무릎 꿇게 했다.
그래, 인정해 버리자. 나 혼자 억울한 거로 끝을 내자.
그렇게 다 포기한 순간.
낯선 남자가 재희를 찾아왔다.
***
“저를…… 왜 도와주셨어요?”
숨을 떨던 여자가 목소리까지 떨며 말했다.
“저를 이용하시는 건가요?”
이용이라…….
건욱은 답을 미룬 채 재희를 감상하듯이 바라보았다.
연못 위로 가는 줄기를 올려 하얗게 피어난 연꽃이 따로 없다.
“나쁘지 않은 이유군요.”
이 순간, 너는 모를 것이다.
물속에 손을 넣어 툭, 꽃을 꺾는 나의 상상을.
그렇게 휘청, 내게로 기우는 널 기대하는 나를.
“그러니까, 당분간 나한테 이용당해 줬으면 합니다.”
옭아매는 시선이 실처럼 뽑혀 나와 재희를 휘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