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 한 학기, 캠퍼스 커플로 5년-.
윤수호와 최현희는 20대의 반을 서로에게 쏟았다.
어쭙잖은 현희의 자격지심으로 두 사람은 멀어졌고,
그 이후 수호를 그리워하던 걸 합치면 도합 10년의 세월이었다.
“번호, 그대로네.”
“그러는 윤수호 너는. 내 번호를 안 지웠어?”
“…넌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지.”
우연한 만남 끝에 두 사람이 서로를 다시 마주했다.
행복했던 순간과 가슴 찢어질 듯 슬펐던 순간이 교차해서,
이전처럼 밝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따위로 끝났지만, 다시 스물셋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는데 몇 번이고 너인 거야.”
“….”
현희는 곱씹을수록 수호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체감이 되었다.
뒤늦게, 아주 뒤늦게 말이다.
*
짝!
식당이 반 바퀴 돌아가면서 눈앞이 빠르게 바뀌었다. 요란한 소리 탓에 쟁반을 나르던 종업원까지 쳐다봤다. 윤수호는 아직도 드럼을 치는지 굳은살이 성했고 손이 매웠다. 뒤늦게 얼얼한 뺨을 손으로 더듬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윤수호가 내 뺨을 친 손을 털고 있었다.
“잘 지냈어?”
“뺨 때려놓고 할 말이야?”
윤수호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도로 앉아 반지를 끼웠다. 검지였다. 나는 이걸 하나하나 보고 있었다.
“그런데…. 연락은 왜 했어?”
얼추 배가 찼을 즈음 물었다. 윤수호도 공깃밥이 두어 숟가락 남았다. 녀석은 뺨이 조금 부푼 채로 수저를 멈췄다. 그대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씹고 삼켰다. 그동안 나는 젓가락을 내려두고 물을 한 잔 마셨다.
“너랑 한 번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