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등급 에스퍼로 3년간 살아왔는데, 어느날 알게 됐다. 내가 피폐BL소설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게다가 하나뿐인 친구가 소설에서 주인공수에게 집착하다가 끔살당하는 엑스트라라는 것도.
두눈 멀쩡히 뜨고 친구의 끔살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내가 꼭 구해줄게 친구야! 분명 시작은 이랬는데…
“내가 있잖아요. 민하 씨는 아무런 걱정하지 않아도 돼.”
피폐해야 할 가이드의 눈빛이 음험하다.
“민하가 아픈 건 싫지만, 죽지만 않으면 돼~ 내가 다 고칠 거니까, 알겠지?”
가이드에게 집착해야 할 에스퍼 힐러가 나만 바라본다.
“야, 민하야. 돌은 놈들이랑 어울리면 너도 돌은 사람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잘 생각해라.”
끔살을 면한 친구는 도망치기는커녕 내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있고,
“지금쯤이면 말 잘 듣는 사냥개가 필요할 텐데? 멍!”
가이드만 졸졸 따라다녀야 할 에스퍼 검사가 내게 애교를 떤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얘들 중에서 제일 정상은 나인 것 같은데. 그치, 민하야?”
가이드의 관심을 받기위해 또라이 짓을 일삼아야 할 에스퍼 원딜이 내게 헛소리를 시전하고,
“아, 기분 X같네. 나 탱킹 안 한다. 민하야, 나가자.”
가이드 빼고는 모두 쓰레기로 보는 에스퍼 탱커가 나에 대한 질투로 눈이 돌아버렸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원작의 장르가 피폐물에서 아포칼립스물로 변해버렸다는 것?
“제발… 제발 정신 좀 차려, 미친놈들아…”
나는 졸지에 이 미친놈들을 데리고 종말을 막아야 할 처지가 됐다.
이게... 맞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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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계약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