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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늦둥이이자 유일한 오메가로 사랑만 받고 자란 백희륜.
이름보다는 막둥이, 막내, 아가로 불리는 게 너무 당연한 희륜에게 어느날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진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어릴 때부터 저를 툭하면 울리고 놀려먹는 옆집 형, 도경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
“나도 순순히 말 들을 생각 없어.”
“그래서 그냥 단식 투쟁하려고?”
“솔직히 내가 형이랑 결혼하는 건 아니지. 내가 더 아깝잖아. 나는 돈도 많고 성격도 좋고 예쁘고 어리잖아. 형은…… 늙었고.”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단식 투쟁에 들어가지만 상황은 바뀔 줄 모른다.
그런 희륜에게 도경이 한 가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작전명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결혼을 하랬지, 그대로 백년해로하란 말은 아니었잖아.”
“그러니까, 형 말은. 이혼을 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자는 거야?”
우선, 딱 1년만 결혼 생활을 하고 이혼을 하자는 형의 수상한 제안을 일단 수락하지만,
“내가 왜 형이랑 같은 침대를 써야 해? 난 소파에서 잘 거야.”
“아니지. 멀쩡한 침실 놔두고, 심지어 남편까지 독수공방하면서 혼자 자게 하는 건 불륜이지, 희륜아.”
한 침대는 기본에 달달한 호칭에 커플 잠옷, 커플링까지.... 과연 이게 위장 결혼 생활이 맞을까?
***
“형, 출근 안 해도 지금은 일어나야 해. 잠깐만 눈 좀 떠 봐, 헉!”
“쉬이, 조금 이따가.”
찰싹찰싹. 형의 손등을 때리며 일어나라고 종용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여도경은 팔을 뻗어 나를 와락 품에 당겨 안았다. 동시에 내 눈동자도 흔들렸다.
“형 옷 어디 갔어!”
이불 위로도 느껴지는 이 뜨끈한 체온.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상의와 원치 않게 봐 버린 맨살의 향연까지. 혹시나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불 안으로 고개를 집어넣어 보았다. 헐벗은 위와 달리 다행히 바지는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다. 생각하니까 화가 난다. 바지는 있는데 왜 윗옷은 없는 거지?
“형, 왜 옷이 없냐니까. 잠옷 어디 갔어?”
“으응?”
“잠옷 말이야, 잠옷. 윗도리 어디 갔냐니까.”
여도경을 달달 흔들어 깨우니 그가 실눈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는 괜히 인상을 쓰고는 허리에 두른 팔에 꽉 힘을 준다.
“아아, 숨 막혀.”
“형아는 원래 잘 때 옷 안 입어.”
“그런 게 어디 있어. 바지는 입었잖아!”
“그럼 내일부터 바지도 벗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