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복원한 해석
결기(仁)와 윤리(禮), 배움(學)을 다시 말하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것은 논어의 핵심이라 여겨지는 인(仁)과 예(禮) 그리고 학(學)에 대한 내용이다. 많이 알려진 기존의 해석만으로 공자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본질을 도출해내기는 어렵다. ‘학이시습지 불역역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논어의 첫머리를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로 해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논어와 공자를 문헌과 학문, 즉 ‘책 지식’을 익히는 데에만 치우친 사상으로 취급해왔다. 예(禮)는 ‘예법’ 정도로 해석되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허례허식에 관한 것으로 여겨졌다. 인(仁) 역시 ‘성인군자’의 인자하고 친절한 성품 정도로 이해되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논어를 비롯해 다양한 문헌 속 서술을 근거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그 속에서 학(學)이란 책에 있는 지식을 익히기보다는 현실을 살아가며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배우라는 의미고, 예법(禮)은 일상 속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키는 올바른 행동 규범, 윤리 규범에 가까웠다. 특히, 공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仁)은 ‘어짊’과 같은 성격적 측면보다는 ‘윤리적 결기’ 같은 태도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다시 말해 인(仁)이란 법이 흉기가 되고 나라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판단될 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기꺼이 행동하는 용기였다.
저항과 개혁의 가르침은
어떻게 통치와 복종의 이데올로기로 변했나
역동적이고 실천적이었던 공자의 가르침이 지금의 고리타분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미지가 된 데에는 후대 학자인 맹자(孟子, 기원전 372-289)와 동중서(董仲舒, 기원전 176-104)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의 편의에 맞게 공자와 논어를 왜곡하고 이용했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효 절대주의’나 성차별의 근거로 사용되던 양존음비 사상 등은 공자가 원조가 아니라 이들을 거치며 생겨난 것이다.
2500년에 걸쳐 만들어진 오해를 걷어내고 바라본 공자와 논어는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가는 매 순간 직면하는 문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 또한 혼란스러운 시대에 필요한 판단력과 결단력,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철학으로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닌다. 공자의 이러한 메시지는 여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