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었다. 후회는 없다. 다만 잊혀질 뿐." 법은 죽었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뷔페식당이다. 포식자들은 약자들의 고혈을 뜯어먹고, 법이라는 이름의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 차무결. 나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이 썩어가는 현실에 순응하며 살았다. 10년 지기 친구가 웃으며 "사람을 죽였다"고 자랑하기 전까지는. 그날, 나는 친구의 목에 깨진 술병을 꽂았다. 살인은 끔찍해야 했다. 손이 떨리고 구역질이 나야 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건 전율이었다. 더러운 오물을 닦아낸 뒤의 개운함이었다. 친구를 죽인 대가로 나는 '공포'를 잃었다. 두 번째 악인을 처단하고는 '미각'을 잃었다. 세 번째는 '고통'을, 네 번째는 '수면'을. 놈들을 사냥할수록 내 육체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흉기가 되어가지만, 나의 영혼은 조각조각 부서져 내린다. 밥맛도, 아픔도, 추억도 느껴지지 않는 텅 빈 껍데기. 그 안을 채우는 건 오직 '청소'를 향한 기계적인 살의뿐. 이것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길 포기한 도살자가 밤의 도시를 피로 씻어내는 처절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