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세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본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사건, 기업들은 모두 허구입니다. 실제 지명, 랜드 마크 등을 차용하였으나 현실과는 무관합니다.
*본 글에는 강압적인 행위 및 폭력, 욕설, 저속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를 바라며, 글에 드러난 모든 사상은 작가의 사상과 같지 않습니다.
26년 소꿉친구이자 프로 야구 선수 남윤의와 좀비로 뒤덮인 도시 한복판에 남겨졌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야구밖에 없는 놈과 이 망해 버린 세상에 버려지다니. 어쩔 수 없다. 덩치만 컸지 나 없으면 신발 끈도 제대로 못 묶는 이놈을 무사히 집까지 모시고 가는 수밖에.
그렇게 내가 책임지고 남윤의를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연애도 키스도 못 해 보고 그렇게 야구만 하다가 좀비 되면 억울하지 않겠냐?”
“하면 되지.”
“누구랑. 기자님이랑? 에이, 기자님은 안 돼.”
“그럼 너랑은.”
“어?”
“너랑은 해도 돼?”
세상이 망한 틈을 탄 남윤의가 내가 지키고 있던 베이스를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
“근데 난, 지금이 엄청 싫진 않아.”
뜬금없는 말에 남윤의 쪽을 돌아봤다. 내 시선을 느꼈을 법도 한데, 남윤의는 내 쪽을 돌아보는 대신 멀리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야, 너는 눈 뜨고 나오자마자 그렇게 좀비에 쫓기고 한강에 빠지고 심지어 지금 허벅지 터져 나갈 정도로 오리 배를 타고 있는데도 싫지 않아?”
“응.”
“그럼 대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싫을 수 있는 건데, 너는.”
“글쎄.”
남윤의는 잠시 답을 고르듯 말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발로는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너른 강줄기와 강 건너 멸망한 도심의 풍경. 남윤의와 가 본 적이 있는 63 빌딩이 눈에 들어온 순간.
“너 없을 때.”
예상치 못한 답에 63 빌딩에 꽂혀 있던 시선을 남윤의에게로 옮겼다. 줄곧 날 보고 있었던 건지, 곧장 시선이 마주쳤다.
“난 내 옆에 네가 없는 지난 6년이 제일 싫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