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예고도 없이 계부의 장례식장에 들이닥친 남자였다. “많이 말랐네.” 한 팔에 감고도 남는 가느다란 허리에 남자가 쯧, 혀를 찼다. “이대로 힘주면 꼭 부러질 거 같은데.” 갈비뼈 바로 아래를 압박하는 단단한 팔의 악력에 아윤이 절로 흡! 숨을 참았다. “이렇게 약해 빠져선 자존심은 더럽게 세고.” “그나마 자존심 덕에 아등바등 버티는 건가.” 무도하기 짝이 없는 남자의 말본새에 아윤의 턱이 떡 벌어졌다. 보송한 뺨을 훑는 그의 눈이 가느스름해졌다. “송아윤 씨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덜 아는 것 같은데, 이게 현대판 램프 같은 거라.” 예상을 벗어나는 여자를 향한 호기심, 순간적으로 들끓은 욕구. 앞으로 어떻게 길들여질지 모른 채로 규훤이 어버버하는 여자의 손바닥에 자신의 명함을 쥐여주었다. 아윤이 엉겁결에 받아버린 명함과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내가 앞으로 그쪽 빽해줄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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