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시작한 아르바이트로 에어컨 출장수리를 나가게 된 승주는, 강렬한 인상의 사내 태묵을 만나게 된다.
커다란 키와 잘생긴 얼굴이 아까울 만큼 험악한 기세를 풍기는 그가 자아내는 위압감에 겁먹은 것도 잠시, 에어컨의 고장 원인을 알아내지만 애석하게도 부품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두 번째 방문에서 에어컨을 고치고, 이제 다신 볼 일 없다 생각했더니만 자꾸만 추가 수리를 맡긴다.
자꾸만 저를 부르는 태묵이 무서운 승주의 마음도 모르고, 그는 차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네온다.
“내가 고쳐 달라는 거 다 고쳐 주면 원하는 만큼 돈 줄게.”
돈이 필요하긴 한데,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간절하기까지 한데…… 그렇다고 저런 무서운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여도 될까?
* 본문발췌
“야, 애기야.”
“……네.”
그냥 말로만 겁을 주었을 뿐인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으니 정말 애새끼가 따로 없었다. 애 아니라며, 스물한 살이라며 대답했던 그 패기는 어디 갔느냔 말이다.
태묵은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하다가 다시 시선을 내렸다. 그러곤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승주의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
“번호 찍어 봐라.”
“제 번호요……?”
“어.”
승주는 들이밀어진 핸드폰을 두 손으로 건네받으며 고분고분 개인 번호를 찍어 주었다.
태묵은 핸드폰을 건네받으며 승주를 뭐라고 저장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일단 핸드폰을 두드려 ‘애기’라고 저장하고는 핸드폰을 도로 집어넣었다.
“밥은 먹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