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건설 대표, 한태일. 그는 환자로 만났을 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남자였다. “의사 양반, 나랑 할래요?” 절로 시선을 피할 만큼 묘하고 서늘한 눈으로, 언젠가부터 자신을 빤히 쳐다보던 남자. 그저 환자에 지나지 않을 줄 알았건만, 뜻밖에도 남자와 질척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차혜원 씨, 그때 내 말 무슨 의민지 모른다고 했잖아요. 그게 무슨 뜻인 줄 알고?” “연애하자는 거요.” “섹스하잔 말이었는데.” 상식을 벗어난 것도 모자라 뻔뻔하고 무례하기까지 하고, 매번 사람을 긴장하게 하고 수치스럽게 하는 남자. 하지만 한편으로는 희한하게, “당신, 하자품 아니잖아. 다음부턴 뺨이라도 올려붙여요. 그건 본인이 해야지. 안 그래요?” 꼭두각시처럼 살아온 제게 영혼을 불어넣는 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