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자해, 우울증 등의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톱배우 ‘백민준’은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과 함께 사라졌다.
온갖 열애설과 결혼설, 근거 없는 스캔들이 내내 뉴스 창을 장악했다.
사실 백민준이 결혼을 하던, 연애를 하던 ‘서도영’의 알 바가 아니었다.
백민준이 10년 만에 나타나, 제 집에 쳐들어온 전남친 새끼와 동일 인물이 아니라면.
“뭐야 너.”
“…….”
“여긴 어떻게 알고….”
“보고 싶어서 왔어.”
“…….”
“잘했지. 나.”
‘서도영’은 제집에서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백민준’을 쫓아내기 위해 애쓰지만, 그럴수록 ‘백민준’과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기만 하는데….
***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건데 너?”
민준은 도영을 그저 올려다볼 뿐이었다. 밭은 숨소리 외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여기저기 차여서 이제 나밖에 재워 줄 사람이 없어?”
“…….”
“너는 얼마나 내가 만만하면 이딴 식으로….”
“그런 거 아니야!”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거실 안을 울렸다. 부스럭거리는 이불 소리와 민준의 불안정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민준은 자꾸만 입술을 달싹였다. 어둠 속에서도 또렷한 그의 이목구비가 도드라졌다. 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 떨림이 고스란히 어깨로 느껴질 정도였다.
“너 만만하게 생각한 적 없어. 한 번도.”
민준은 겨우 입을 열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이 도영의 손에 닿았다. 그는 도영의 손끝을 애원하듯 쥐었다.
뼈가 도드라진 손가락이 길게 뻗어 있었다. 그 와중에 그의 손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