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중에 썸을 타던 그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밝혔을 때.
“……그걸 왜 나한테 말해?”
그는 자기 아이일 리 없다며 냉정히 혜빈을 내쳤다.
‘이안, 오늘 대체 왜, 왜 이러는…….’
‘아니, 네가 꼴리질 말던가.’
지난 생일. 골목길에서 괴한 흉내를 내며 그녀를 덮친 뒤, 기숙사 현관에서까지 펠라티오를 시키며 희롱했던 온갖 경악스러운 일들은 다 잊은 것처럼.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던 혜빈은 육 년 만에 용기를 내 양육비 청구 메일을 보내고, 그녀를 찾아 한국으로 온 이안과 재회한다.
“정말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 애야?”
“그럼 첫째로, 너한테 용서받고 싶어.”
“둘째로, 다시 너랑 잘해보고 싶어. 셋째로, 당연히 민찬이한테도 좋은 아빠가 되어 주고 싶고.”
한참 썸을 타던 때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안.
혜빈은 그를 믿을 수 없어 차갑게 쳐내면서도, 그가 육 년간 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은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