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바람, 원하지 않는 결혼을 강요하는 작은아버지 내외.
은진에게 찾아온 이번 여름은, 습하고 불쾌한 계절이었다.
‘사랑이 그 둘 중 하나잖아. 인생의 귀인이든지 귀신이든지.’
그러던 중, 장마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은진은 동기 준우와 재회한다.
아니, 우연처럼 그녀를 찾아온 사랑을 만났다.
은진은 제 말을 들어주는 준우의 뭉근한 눈빛이 좋았다.
그런 안정적인 눈빛을 가진 사람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추적이는 빗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시던 밤,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리라는 걸 예감했다.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아니 부서질 대로 부서진 여름이,
청명하고 산뜻한 계절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