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요, 클로드 경.”
“거절합니다.”
평소 사모해 왔던 기사단장에게 고백한 루이즈.
돌아오는 매몰찬 거절에 큰 상처를 받고 복수를 결심한다.
“오늘 일,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루이즈는 시녀를 통해 미약을 구해와 클로드를 함락시킬 계획을 짠다.
그리고 며칠 뒤 루이즈는 왕궁 연회에서 클로드에게 미약을 먹이는 데 성공한다.
“전부……. 공주님의 모략이었군요. 제게 술을 마시게 한 것도, 와인을 쏟은 것도, 이 방 안에 날 가둔 것도. 전부 다.”
“맞아요. 다 내가 계획한 일들이에요.”
분노하는 클로드를 보며 계획대로 이뤄지리라 생각했지만.
“공주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녀를 비웃듯 클로드는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망치고 만다.
클로드가 사라진 뒤 그제야 루이즈는 자신이 벌인 짓이 두려워지는데.
그 순간,
“쉿, 조용히.”
틀림없는 클로드였다.
***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다. 마치 경외하는 대상을 대하듯 조심스럽고 은근한 몸짓. 처음부터 강압적으로 굴던 케이와는 180도 다른 부드럽고 섬세한 애무였다.
이미 두 차례 몸을 섞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정말 모든 것이 달랐다. 다른 인격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씌었던 거라 해도 믿을 정도로. 케이와 클로드의 잠자리 방식은 서로 닮은 점이 하나도 없었다.
전혀 다른 사람과 몸을 섞는 듯한 기분에 루이즈의 가슴이 새삼 두근거렸다. 게다가 오랜 시간 자신이 사모해 왔던 바로 그 클로드와.
아아. 저 오만한 남자를 마침내 꺾었다.
루이즈의 가슴에 클로드를 굴복시켰다는 승리감과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늘 반듯하고 정갈했던 남자가 자신 때문에 흐트러지는 모습을 목도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짜릿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