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 학교폭력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던 날.
정원은 엄마의 퇴근길을 마중나가기로 한다.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더욱 고요해진 밤길을 걷던 정원은 가로등 아래 선 수상한 남자를 발견하는데…….
정원의 머릿속에 ‘위험하다’는 경고가 울렸다.
“그, 119도 안 부르시고 병원도 안 가실 거면 다른 데 가서 아프실래요? 저 안 그래도 경찰하고 더는 엮이기 싫어서요.”
남자가 담배를 문 채로 입술을 달싹였다. 담배 끝에서 담배 연기가 유령같이 스산하게 올라갔다.
“그럼, 내 사람 올 때까지만 우산 씌워줄래? 내가 우산이 없어서 여기서 비를 피하고 있었거든.”
남자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 정원은 그의 곁에 잠시 머무르게 되고,
이름도 듣지 못한 채 헤어졌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정원아. 누가 내 새끼 얼굴 이렇게 만들었어? 응? 내 강아지.”
그런데 왜, 이 남자가 학교에 나타났을까.
“아저씨와 저는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그럼, 너와 어찌 되었건 친밀한 사이가 되면 도와줘도 되는 거지?”
왜, 나를 도와주겠다고 다가오는 걸까.
* * *
“아저씨도 내가 좋아요?”
가슴이 서서히 예열되는 불처럼 뜨거워졌다. 이 가슴은 언제쯤 임계점을 돌파할까. 정원은 그것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왜 자꾸 대답 안 해? 나 좋아하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