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볼만하네. 배 속에 내 새끼 품고 딴 놈한테 시집가는 꼴이.”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에 목이 조여 왔다. 지독한 말이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그녀는 강이준의 아이를 밴 채로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려고 이 자리에 와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앞에서 헐떡이던 네가, 오늘은 이렇게 순결한 얼굴을 하고 딴 놈과 결혼을 하시겠다?” 고결함을 상징하는 화이트 클레마티스 부케를 손에 꼭 쥔 수빈은 신부 대기실에 나타난 이준을 보고 하얗게 질려 버렸다. -난 심플한 관계를 원해. 결혼은 물론이고, 연애도 무리야. 수빈의 처음을 가져간 날, 그 밤에 그는 그런 말을 했었다.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안을 수 있는 여자. 그의 몸과 마음이 동할 때까지만 유효한 만남. 그는 수빈의 포지션을 알려 주는 잔인한 선전 포고를 했고, 그리했음에도 그녀는 그를 놓지 못했다. 잠깐 가지고 놀 흥미로운 장난감. 결코 눈에는 차지 않는 여자. 그게 바로 그가 매긴 유수빈의 가치였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는 꼴은 볼 수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유가 뭘까. “당신은 지나간 남자일 뿐이에요.” 수빈은 보란 듯이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고 버진 로드를 걸었다. 이날의 선택이, 훗날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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