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 완결까지 읽은 소설에 빙의했다.
원작 남주의 내연녀, 글로리아 페이튼으로.
소설의 마지막 장면 이후로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과 결혼 서약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오로지 여주만을 바라봐야 했던 남주가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 것이다.
이 모든 걸 알아버린 치정극의 주인공, 글로리아는 경악했다.
‘세상에! 이렇게 더러울 수가!’
물론 빙의한 이상 불륜을 이어갈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차라리 잘 됐어.’
처음부터 남주 따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름다운 여주, 이사벨 옆에는 남주보다는 소꿉친구이자 서브남주였던 데일이 훨씬 더 잘 어울렸다.
이렇게 된 거, 이제라도 여주를 이혼시키고 서브남주와 이어준 뒤, 남주를 확 차버려야겠다.
그렇게 결심했다.
분명 그랬는데.
세상 일은 마음대로 되는 법이 없었다.
“뭔가 오해하고 있는데, 나는 당신이랑 헤어질 생각이 없어.”
이제 와서 내연녀를 붙잡는 남주와,
“제 남편과 계속 만나세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난데없이 찾아와 남편과의 불륜을 종용하는 여주.
그리고 제일 환장하겠는 건,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분명 당신을 경멸했는데.”
어찌할 새도 없이 얽혀버린 서브남주.
“나, 나는 그냥 너네를 이어주려고….”
파렴치한 불륜녀로서 사랑의 큐피트가 되어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답도 없는 사각관계가 되어버렸다.
아니, 어쩌면 이 모든 건 처음부터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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