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클레어는 최고급 수제 시계를 건네며 손을 살짝 떨었다. 짙은 눈썹과 반듯한 이마 그리고 오뚝한 콧날에 심장이 떨린 탓이다.
"넥타이"
넥타이를 건네자 남자는 무심하게 받아들고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이어갔다.
"당분간은 리아나 방에서 지낼 거야. 어머니께는 당신 혼자 다녀와."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며칠 밤을 보낸다는 이야기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웃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당신 아들과 어머니에게도.
당신이 남편이라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하고 감동이라서. 내 육신이 썩어나가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으니까.
리아나와 당신 사이에 예쁜 남자 아이가 태어난 날, 나와 당신의 입양아는 버려졌다.
한 겨울 날, 바깥에 버려진 내게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제노. 미안하구나. 부디 너라도 잘 살거라."
고속 마차를 향해 뛰어들던 내 앞을 막은 건 놀랍게도 제노였다. 그리고 나를 대신해 마차에 치인 것도 어린 너였다.
고작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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